1. 서론
탄소 중립 에너지 경제로의 전환은 우리 시대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이다. 사회가 화석 연료의 대안을 모색함에 따라 수소 에너지가 핵심 솔루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수소는 청정에너지 운반체로서 재생 에너지를 저장하고 운송하여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지원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수소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전력을 생산하는 연료전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다양한 유형의 연료전지 중에서도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Protonic ceramic fuel cells, PCFC)는 중간 온도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고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면서도 에너지 효율성 증대라는 목표에 잘 부합하기 때문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연료전지의 개발은 프로톤 교환막 연료 전지(Polymer electrolyte membrane fuel cell, PEMFC)와 고체 산화물 연료 전지(Solid oxide fuel cell, SOFC)를 포함한 몇 가지 대표적인 기술에 집중되어 왔다(Fig. 1). PEMFC 는 저온에서 작동할 수 있지만 고가의 백금 촉매가 필요하고 일산화탄소 중독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1] 고온에서 작동하는 SOFC는 연료 유연성에서 장점이 있지만 높은 작동 온도(>700° C)로 인한 소재의 열팽창, 소재열화 및 고온의 작동조건 유지를 위한 운용비용과 관련된 문제에 직면해 있다.[2,3] 반면 PCFC는 중간 온도(400-700°C)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재료 열화 및 높은 제조 비용 등 SOFC와 관련된 많은 한계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귀금속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 전반적인 효율과 연료 활용도를 향상시킨다.[4,5]
PCFC의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는 공기극이다. 공기극에서 발생하는 산소 환원 반응(Oxygen reduction reaction, ORR)은 특히 낮은 온도에서 연료전지 작동의 속도를 제한하는 단계이다. 따라서 더 나은 연료전지 효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공기극 재료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하여 공기극 재료는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높은 촉매 활성도, 우수한 프로톤 및 산소 이온 전도도, 장기적인 안정성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논문에서는 최근 계산과학적 기법을 통하여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을 활용한 PCFC 공기극의 구조와 역할에 대한 연구 동향에 대하여 조사하여 정리하였다. 계산과학 기법 중에서도 Density functional theory (DFT) 계산은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의 결함 구조와 전도 특성을 원자단위에서 예측하고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된다. 또한, 이를 통해 최적의 물질 조성과 구조를 설계하여 공기극 소재로서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으므로 본 논문에서는 DFT의 해석에 초점을 두고 관련 연구 동향을 정리하였다. 연구 주제로는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의 구조적 특성과 결함 형성 메커니즘을 분석, 프로톤 전도 메커니즘과 표면반응 메커니즘을 통해 공기극의 반응 특성에 대한 연구를 포함하여 이후 유망한 삼중 전도체(Triple protonic oxide-ionic electron hole conducting oxides)와 복합 전극의 연구 동향 분석을 통하여 공기극 설계의 전반적인 설계 동향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2.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구조 및 특성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은 PCFC의 공기극 재료로 널리 사용되며, 공기극에 요구되는 조건들을 잘 충족시키는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물질은 높은 전자 전도성을 갖춰 PCFC 공기극에서 일어나는 ORR을 촉진하는 동시에, 프로톤과 산소 이온의 뛰어난 이온 전도성도 갖추고 있어 PCFC의 작동 온도 범위인 400∼750° C 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8]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은 구조에 따라 단일 페로브스카이트 구조, 이중 페로브스카이트 구조, 러들스덴-포퍼(Ruddlesden-popper, R-P) 구조로 나눌 수 있다(Fig. 2).
단일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는 ABO3 로 표현되며, BaCeO3 (BCO), BaZrO3 (BZO) 등이 대표적이다. 이 구조에서는 일반적으로 A 자리에 Ba, Sr와 같은 알칼리 토금속이나 La, Pr와 같은 희토류 이온이 위치하며, B 자리는 Mn, Fe, Co, Ni 등의 전이 금속 이온으로 구성된다. 특히, 본 구조는 높은 대칭성을 가지고 있어 전자와 이온의 이동에 유리하다. Islam과 공동 연구진은 First-principle 계산을 통해 사방정계(Orthorhombic)나 정방정계(Tetragonal) 등의 구조적 왜곡이 발생할 경우, 이온의 이동 경로가 길어져 이동성이 감소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10,11] 이중 페로브스카이트 구조(A’ AB2O5+δ)는 Fig. 2. b와 같이 [AOδ][BO2][A’O][BO2]층들이 c 축을 따라 교대로 배열된 형태로, PrBa0.5Sr0.5Co1.5Fe0.5O5+δ (PBSCF) 등이 그 예시이다. A, A’, B 자리에는 각각 알칼리토금속 또는 희토류, 란탄넘족, 전이 금속이 주로 사용된다. 이 구조는 주로 AOδ 층에 형성되는 산소 공공(Oxygen vacancy)을 통해 높은 전기 전도성과 빠른 산화물 이온 확산, 우수한 표면 산소 교환 특성을 보여 SOFC 의 음극 재료로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7,12] 러들스덴-포퍼(R-P)구조는 c 축을 따라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ABO3)층과 암염층(AO)이 번갈아 쌓인 A(n+1)BnO(3n+1)구조이다.[13–17] 이 구조는 AO 층에서의 침입형 산소 이온(Interstitial oxygen)의 이동과 ABO3 층에서 p 형 전자 전도로 인하여 산소 이온 전도도가 높다.[18–20] Zhang 과 공동 연구진은 Mn, Fe, Co, Cu로 도핑된 R-P 구조의 La2NiO4 와 La3Ni2O7 에서 산소와 프로톤의 이동성을 DFT 계산으로 분석하였다(Fig. 3). 연구에 따르면 이중 층 구조인 La3Ni2O7 는 단층 구조인 La2NiO4 에 비해 산소와 프로톤 확산에 유리하며 Interstitial site를 통한 산소 확산이 주로 발생한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본 구조에 전이 금속(Mn/Fe/Co/Cu) 도핑을 통해 산소 이온 이동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으며, 이중 층 구조에서는 전자 밀도가 높은 영역이 형성되어 프로톤 확산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해 프로톤 전도성을 높이기에 적합하다.[9]
3.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에서 프로톤 전도를 위한 결함 형성 메커니즘 및 영향분석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에서 하이드록사이드 결함 (OH⋅O) 의 형성은 프로톤 확산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결함은 대기 조건에 따라 생성 메커니즘이 다르다. 건조한 수소 환경에서는, 프로톤이 산화 환원 반응을 통해 하이드록사이드 결함과 두 개의 전자를 형성한다.[21,22]
하지만 실제 PCFC에서는 습식 연료가 공급될 가능성이 높아, 습한 환경에서는 수화 반응과 수소화 반응이 주로 일어난다. 하지만, 환원적인 환경에서는 수화 반응(Hydration reaction)이 발생하며, 다음과 같은 반응식을 통하여 수화반응이 이루어 진다[7,23,24]:
산화적인 환경에서는 수소화 반응(Hydrogenation reaction)에 의해 양성자가 유입되며, 산소가 방출되는 다음 반응이 일어난다[25]:
따라서, 습식 연료가 공급되는 상황에서는 수화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Oxygen vacancy (V••O)는 하이드록사이드 결함(OH•O)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의 수화 능력은 수화 특성과 산소 공공 형성의 정도에 따라 좌우되며 이는 DFT계산에서 수화에너지(Hydration energy)와 Oxygen vacancy 형성 에너지(Oxygen vacancy formation energy)를 통하여 정량적으로 비교⋅분석이 가능하므로 이를 활용한 소재의 특성 분석 및 설계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Oxygen vacancy는 ORR의 촉매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Yao과 공동 연구진은 La0.8Sr0.2Co0.7Ni0.3O3-δ(LSCN)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이 Oxygen vacancy를 통해 ORR 활성도를 높인다는 점을 보고하였다 (Fig. 4). 이 연구에서는 LSCN에서 Oxygen vacancy 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ORR 반응 자유 에너지를 비교하여, Oxygen vacancy가 반응 경로의 활성화 에너지를 낮추고 반응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함을 확인하였다. 특히, Oxygen vacancy가 있을 때 ORR의 속도 제한 단계가 후반으로 이동해 전반적인 반응 효율이 향상됨을 보고하였다. 따라서 Oxygen vacancy가 존재하는 경우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의 촉매 활성도가 향상되며, 이는 PCFC의 공기극에서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26]
또한, La0.5Sr0.5MnO3-δ(LSM)에 니켈을 도핑하여 Oxygen vacancy 형성 에너지를 낮추고 공기극의 촉매 활성도를 높인 연구도 보고되었다. DFT 계산 결과, 니켈 도핑이 기존 LSM보다 Oxygen vacancy 형성 에너지를 낮추어 ORR에서 활성화 에너지를 줄이고 반응 속도가 향상됨을 확인하였다. 특히, DFT 계산을 통해 니켈 도핑이 프로톤 전달 에너지 장벽을 낮추고 산소 환원 중간체의 안정성을 높여 반응 효율을 극대화함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도핑으로 LSMNi 공기극은 기존 LSM 대비 약 40% 높은 성능을 보였고, 700° C에서 1.1 W/cm2의 전력 밀도를 기록하였다.[28]
BaFeO3−δ의 모체에서 DFT 계산을 통해 다양한 원소치환에 따른 소재 물성을 예측하고 검증한 사례도 있는데, 이 연구에서는 DFT 계산을 활용해 Oxygen vacancy 형성 에너지(Evac), Hydration 에너지(Ehydr), 치환 결함 형성 에너지(Eform)를 계산하여 이상적인 PCFC용 전극 소재를 설계했다. A 및 B 자리에 K,Na,Li,Zr 등을 치환하여 Evac을 낮추는 전략을 시도하였으며, 특히 B 자리에 Zr를 치환할 경우 ORR 활성도가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음의 Evac값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BaFeO3−δ의 A 자리의 경우는 Li, Na, K 등의 알칼리 금속이나 결함(V″Ba)을 추가해 수화 에너지를 낮춤으로써 프로톤 전도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계산과학적으로 보였다. 또한, Zr, Y, Sn을 B 자리에 치환해 금속-산소 결합 강도를 높여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함을 확인하였는데, 이 경우 Zr-O 결합이 Fe-O 결합보다 강해 안정성을 더욱 강화하였다. 이러한 DFT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ORR 촉매 활성과 프로톤 전도성이 우수할 것으로 기대되는 D-BFZ (Ba0.875Fe0.875Zr0.125O3−δ) 구조를 최적의 물질로 선정하였으며, 이 물질은 500° C에서 0.67 W cm2, 600° C에서 1.28 W cm2, 700° C에서 2.04 W cm2의 전력 밀도를 기록하며 PCFC 음극으로서 우수한 성능을 실험적으로도 입증하였다.[27]
최근에는 역원자 포획(Reverse atom capture) 기술이 PBSCF 공기극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발표되었다(Fig. 5). Zhao과 공동 연구진은 PBSCF의 표면에서 분리된 Ba와 Sr 양이온을 W 원소로 포획하여, (Ba/Sr)(Co/Fe/W)O3−δ(BSCFW)@PBSCF라는 새로운 구조를 형성할 수 있음을 보였다. 실험적으로 BSCFW@PBSCF 구조는 PBSCF 대비 650° C에서 1.32 W/cm2의 높은 전력 밀도를 기록하여 계산과학적으로 예측한 활성증진이 효과적으로 검증됨을 확인하였다. 특히, 이 구조는 240시간 동안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며 내구성도 입증됨으로써 역원자 포획 기술이 PCFC 공기극의 성능과 안정성을 향상하는 데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DFT 계산을 통해 PBSCF에 비해 BSCFW의 낮은 Evac, Ehydr 및 양성자 전달 에너지에 기인한다는 것을 규명하였다.[29]
4. 프로톤 전도 메커니즘 및 소재 특성에 따른 전도 특성분석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내에서 프로톤이 이동하는 것은 Grotthuss 메커니즘과 Vehicle 메커니즘, 두 가지 메커니즘을 통해 주로 이루어짐이 널리 알려져 있다(Fig. 6. a, b). 두 메커니즘 모두 격자 내에서 프로톤 이동 방식을 설명하지만,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와 프로톤이 격자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Grotthuss 메커니즘은 물 분자가 음전하와 양전하를 띤 입자로 분리되어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방식으로 Grotthuss에 의해 처음 제안되었다.[33] 이 메커니즘에서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내 프로톤이 인접한 산소 이온과 결합하여 하이드록실(OH-)을 형성한 후, 다음 산소 이온으로 Hopping 하여 새로운 결합을 형성하며 이동한다. 반면에 Vehicle 메커니즘에서는 프로톤이 단일 입자로 이동하지 않고 산소 이온에 결합(OH-)한 채 Oxygen vacancy를 통해 이동하게 된다.[30] 이 방식에서는 OH- 이온이 인접한 Oxygen vacancy로 이동하며 프로톤이 산화물 이온과 함께 움직이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Vehicle 메커니즘 기반의 프로톤 이동은 Grotthuss 메커니즘보다 높은 활성화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대부분의 PCFC 프로톤 전도성 물질은 Grotthuss 메커니즘을 통해 프로톤 이동을 설명하고 있다.[7] 이러한 프로톤 전도 메커니즘의 경우 원자단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원자 단위에서의 해석에 특화된 DFT 계산을 통하여 관련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Grotthuss 메커니즘에서 DFT 계산을 통해 결합의 방향 전환 과정보다 프로톤이 Hopping 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장벽이 더 높다는 것이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프로톤이 Hopping 하는 동안 O-H 결합이 끊어지고 다시 생성되어야 하므로 대부분의 경우에 이 과정이 프로톤 이동의 속도 제한 단계로 보고되고 있다(Fig. 6. c).[34,35]
Tong과 공동 연구진은 DFT 계산을 통해 니켈이 도핑된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에서의 프로톤 이동 경로를 분석하고 Oxygen vacancy 형성 에너지와 수화에너지를 비교하여 니켈의 도핑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였다(Fig. 6. d). 니켈의 도핑에 따라 Oxygen vacancy 형성에 필요한 에너지가 감소하고 수화에너지 또한 감소하여 실제 프로톤 전도 특성이 향상될 수 있음을 보였다. 이는 니켈의 강한 환원 특성이 Oxygen vacancy 형성을 촉진함과 동시에 물과 높은 상호작용 특성을 유발하여 프로톤 전도의 핵심 요소인 Oxygen vacancy 형성과 수화를 촉진하였음을 보고하였다. 또한, 니켈이 도핑될 경우 프로톤 전도에 있어 초기 상태에서 수소 원자는 전이 금속 원자를 비롯한 인접한 산소 원자와 결합하여 안정적인 결합 구조를 형성하였다. 프로톤 이동이 시작되면 수소 원자는 기존 결합을 끊고 인접한 산소 원자로 Hopping하여 새로운 결합을 형성하며 최종 상태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 이동 경로에서 활성화 에너지는 초기 및 최종 상태의 결합 최적화를 통해 낮아지며, 따라서 BaFeO3(BFO)와 비교하여 BaNi0.125Fe0.875O3(BNFO)의 니켈 도핑이 에너지 장벽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31]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에서 프로톤 이동은 수소와 격자 산소의 결합에 따른 구조적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Xu와 공동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BaFeO3-δ 소재에서 Oxygen vacancy의 형성에 따라 구조적 왜곡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프로톤 전도 특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이는 구조적 왜곡에 따라 O-H 결합과 B-O 결합의 세기가 변화되는 것에 기인하며 이러한 기하학적 변화는 수소 이동을 촉진 혹은 억제하여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에서 프로톤 전도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Fig. 6. e). 본 연구진은 DFT를 통하여 소재 내부의 프로톤과 격자산소 원자들 간의 결합거리에 따라 Oxygen vacancy 형성 에너지와 전자 밀도 상태(Density of states, DOS)를 분석하여 수소 흡수 에너지와 BO 결합 강도 간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하였고, 이는 페로브스카이트 공기극의 프로톤 전도도를 제어하기 위한 중요한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32]
5. PCFC 공기극 표면에서의 산소환원반응(ORR) 메커니즘
소재 내부에서 일어나는 프로톤 전도와 수산화 반응과 더불어 ORR반응 또한 PCFC 공기극 성능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초기 PCFC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Pt와 같은 단일 금속상을 공기극으로 사용했으며[37–39], 프로톤 전해질막과 Pt 전극이 접촉할 때 발생하는 주요 반응 단계는 아래와 같이 이루어짐이 알려져 있다.[37,40]:
먼저 산소 기체가 전극 표면으로 (1)흡착(ad)하고 산소가 표면에서 (2)해리된다. 해리된 산소가 삼상계면(Triple phase boundary, TPB)으로 (3)확산 되고 환원된 (4)산소 이온은 전해질의 프로톤과 만나 (5)물을 형성하고 (6)기체로 탈착된다.
현재 고성능 공기극의 개발은 주로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고 이에 따라 다양한 메커니즘이 제안되고 있다(Fig. 7). Fig. 7. a의 Mixed proton-electron (H+/ e-) conductor (MPEC), Fig. 7. b의 Mixed oxide-ion electron(O2-/e-) conductor (MIEC), Fig. 7. c의 Triple protonic oxide-ionic electron hole (O2-/H+/e-) Conducting oxides (TCO), Fig. 7. d의 MIEC와 프로톤 전도성 물질을 합성한 복합 전극이다.
MIEC를 공기극으로 사용할 경우, 전극의 벌크에서 프로톤 전도가 이루어지지 않아 활성 부위가 TPB로 제한된다. 그러나 Pt와 달리, 산소 이온이 표면에 흡착된 후 벌크를 통해 해리 및 이동이 가능하다. 이때 ORR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이와 달리, MPEC를 공기극으로 사용할 경우, 전극 표면 전체에 걸쳐 활성 부위를 확장할 수 있어, 프로톤이 전해질에서 공기극 표면까지 이동하는 메커니즘으로 ORR 반응을 확장할 수 있다. 이에 따른 ORR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산소 기체가 산소 이온으로 전환되는 과정과 동시에 프로톤은 전해질로부터 전극 표면 전체의 활성 부위 (H+as)로 확산된다. 그 결과, 흡착된 산소 이온과 활성 부위에 확산된 수소가 만나 물이 생성되고 기체로 탈착된다. TCO의 경우에는 이와 같은 일련의 반응이 공기극의 표면과 벌크에서 모두 발생할 수 있다.[36]
이처럼 PCFC에 활용되는 다양한 소재들과 그 반응 활성점에 대한 실험적 연구들은 많이 보고되고 있으나 계산과학의 경우, 대부분 금속산화물 표면에서 산소의 흡착 및 해리 정도를 고려하거나[28] 물의 형성 정도를 보는 경우라 실험적으로 제안되어 온 계면에서의 반응 메커니즘이나 활성점 규명에 대한 계산과학 기반의 보완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계면특성 연구의 경우는 일반적인 금속/금속산화물 지지체 형태의 촉매소재에서는 다양한 반응 및 소재군에 대하여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나 금속에 비하여 결정구조가 복잡한 산화물기반 촉매/지지체의 경우는 촉매/지지체의 모델링에 필요한 원자의 개수가 많고 금속에 비하여 금속산화물의 전자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관련 연구를 시도하기 위한 컴퓨팅의 자원이 많이 필요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컴퓨팅 성능의 발달, 인공지능에 기반한 계산 가속화 등으로 인하여 점차 나노 단위의 모델링과 DFT계산이 가능해지는 실정이므로 수소경제와 더불어 관련연구는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6. 프로톤 전도 특화 소재(TCO, 복합 소재)의 특성 분석
마지막으로는 프로톤 전도에 특화된 소재인 TCO와 복합 전극에 대한 최근 계산과학 기반 연구 동향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TCO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프로톤, 산소 이온, 전자가 동시에 이동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ORR 및 프로톤 전도 메커니즘에서 높은 효율을 보이며 특히, BaCo0.4Fe0.4Zr0.1Y0.1O3-δ(BCFZY)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 왔다. BCFZY는 BaCo0.4Fe0.4Zr0.2O3-δ(BCFZ)와 비교하여 Oxygen vacancy 농도와 격자 부피가 커서 ORR 활성도가 높아지는데 이는 BCFZ에서 Zr4+보다 전자가 적고 이온 크기가 큰 Y3+로 일부 치환하였기 때문이다. BCFZY 공기극을 BZCYYb1711 전해질과 함께 사용한 PCFC 연구에서는 600° C에서 0.648 W/cm2의 전력 밀도를 기록했으며, 500° C에서 1,100시간 이상 안정적인 내구성을 보여주었다. 이 공기극은 SOFC에서도 산소 이온 전도성 전해질 Ce0.8Gd0.2O2-δ와 함께 사용되었을 때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41]
그러나 BCFZY 공기극의 단점은 CO2나 수분이 포함된 대기에서 화학적 불안정을 보인다는 점이다. 주로 Ba가 CO2와 반응하여 탄산염을 형성해 ORR 활성 부위를 덮으며, 수분은 일부 Ba가 포함된 페로브스카이트에서 ORR에 불리한 상 구조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칼리토금속이 없는 TCO 개발이 이루어졌으며, Ding과 공동 연구진은 니켈이 도핑된 PrCoO3(PCO)를 새롭게 제안하였다. 그들은 실험과 DFT 계산을 활용하여 PCO의 B-자리에 니켈을 치환했을 때의 가능한 프로톤 전도 방향에 대해 조사하였고, 니켈이 치환된 PrNi0.5Co0.5O3-δ(PNC)에서는 PCO에 비하여 프로톤 이동 에너지 장벽이 감소해 프로톤 전도도가 향상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Fig. 8). 특히, PrNixCo1-xO3-δ에서 다양한 x 값(0.1, 0.3, 0.5, 0.7, 0.9)에 대하여 전극 활성을 실험적으로 조사한 결과, x=0.7인 PNC73 조성물은 50% 수분이 포함된 산소 환경에서 높은 안정성을 보였으며, 600° C에서∼0.07 Ω⋅ cm2의 낮은 ASR과 1.14 eV의 활성화 에너지를 기록했다. 또한, PNC73 공기극을 PCFC에 사용했을 때 600° C에서 0.95 W/cm2의 전력 밀도를 달성했다.[42,43] Zohourian 와 공동 연구진 또한 DFT를 통하여 (Ba, La)(Fe, Zn)O3-δ, 소재에서 La와 Zn의 조성비에 따라 수화에너지가 변하게되어 소재의 활성이 변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44]
Zn으로 도핑된 Ba0.5Sr0.5FeO3-δ(BSF)도 코발트가 없는 삼중 전도성 공기극으로 주목받고 있다. Zn이 도핑된 BSFZ0.1 및 BSFZ0.2 공기극을 연구한 결과, Zn 도핑이 Oxygen vacancy 농도를 증가시키고 산소 확산과 교환 계수를 높여 ORR 활성도를 크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9). DFT 계산 결과, Zn 도핑은 Oxygen vacancy 형성 에너지를 낮추어 Vacancy 형성을 촉진하며, Fe-3d와 O-2p 전자 밀도 상태(DOS) 간 혼성화를 줄여 전도성을 높였다. 이로 인해 산소 이동 경로가 개선되어 ORR 활성화 에너지가 감소하고 전체 반응 속도가 증가하였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실험적으로도 BSFZ0.2는 700°C에서 0.328 Ω⋅cm2의 낮은 Polarization resistance를 기록했으며, 장기적인 안정성을 유지하며 최대 497 mW/cm2의 전력 밀도를 달성하여 PCFC의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공기극으로서 유망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45]
PCFC의 작동 온도에서는 단일상 MIEC와 양성자 전도성 전해질 간의 열적 적합성이 부족한 문제가 흔히 발생하며, 이는 내구성 있는 전극/전해질 계면을 형성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두 가지 이상의 상을 포함하는 복합 전극이 도입되고 있다.[46–48] PCFC의 복합 전극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단일상 MIEC와 양성자 전도체(예: BaZr0.1Ce0.7Y0.2O3-δ, BaZr0.1Ce0.7Y0.1Yb0.1O3-δ 등의 양성자 전도성 전해질)로 구성된 양성자 전도성 복합 전극이고, 두 번째는 단일상 MIEC와 산소 이온 전도체(예: Ce0.8Sm0.2O2-δ,Gd0.1Ce0.9O2-δ 등의 산소 이온 전도성 전해질)로 구성된 양성자 차단 복합 전극이다. 단일상 전극과 비교할 때, 양성자 전도성 복합 전극은 TPB를 확장시킬 수 있으며, 전해질과의 열적 적합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반면, 양성자 차단 복합 전극은 ORR를 위한 활성 부위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CO2와 H2O에 대한 화학적 안정성을 높여 PCFC의 출력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5,46]
양성자 전도성 복합 공기극은 일반적으로 양성자 전도체 물질을 MIEC 물질에 추가함으로써 만들어지며, 양성자 전도체는 보통 PCFC의 전해질 물질과 일치한다. 이로 인해 ORR의 TPB가 크게 확장되어 전하 이동이 크게 가속화되고, 이로 인해 음극의 분극 저항이 상당히 감소한다. 반면, 양성자 차단 복합 전극의 경우 TPB를 효과적으로 확장할 수 없다.[49] 따라서, 양성자 전도성 복합 전극을 사용한 PCFC는 이론적으로 양성자 차단 복합 전극보다 더 높은 전기화학적 성능을 달성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BaFe0.8Sn0.2O3-δ (BFS)에 비스무트를 도핑한 BaFe0.8-xSn0.2BixO3-δ(BFSBi)은 중온에서 성능과 내구성이 개선됨을 확인하였다(Fig. 10). 본 연구에서는 DFT를 이용해 비스무트 도핑에 의해 수화 에너지가 낮아짐으로 인하여 프로톤의 흡수 능력이 증가하고, 프로톤 이동 장벽이 낮아짐을 보고하였다.[50] 양성자 전도성 전해질 물질을 전극에 도입하면 전극의 양성자 전도성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양성자 전도성 상은 산소 이온 전도성 물질에 비해 물을 더 쉽게 흡수한다. 이로 인해 양성자 전도성 복합 전극에서는 물의 분압이 증가하게 되며, 이는 전극 측의 산소 분압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연료 전지의 개방 회로 전 압 (Open-circuit voltage, OCV)을 낮 추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Sm0.2Ce0.8O2-δ(SDC)와 Gd0.1Ce0.9O2-δ(GDC)와 같은 산소 이온 전도체를 공기극 물질에 첨가하여 양성자 차단 복합 전극을 형성하면, 산소 이온의 환원 및 이동 활성도가 향상되어 PCFC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51–53] 또한, SDC를 공기극 물질에 도입하면 SDC가 CO2와 H2O에 대해 높은 저항성을 가지기 때문에 화학적 안정성도 강화될 수 있다.[51]
7. 결론
본 논문에서는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PCFC)의 공기극으로 사용되는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을 중심으로 구조와 역할을 계산과학의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계산과학의 한 종류인 DFT는 실험에 의존하는 파라미터 없이 원자단위에서의 반응 메커니즘 분석, 전자구조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재 설계에 있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PCFC 공기극의 성능은 주로 ORR과 프로톤 전도 메커니즘에 의해 좌우되며 이는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의 구조적 특성과 oxygen vacancy와 같은 소재 내부의 결함 형성 정도에 따라 제어될 수 있다는 소재에 대한 근원적인 해석이 가능하게 되어 소재의 설계에 있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PCFC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공기극 개발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세계적으로 수소의 생산⋅저장⋅활용이 가속화됨에 따라 PCFC의 개발 또한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계산과학적 접근은 소재 설계에 있어 격차를 이루어 낼 수 있는 중요한 연구방법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이론적 접근과 실험적 검증과정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향후 수소 산업에 있어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